하 수상한 시절, 오직 복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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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수상한 시절, 오직 복음으로
  • 발행인 채영남
  • 승인 2019.12.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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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남 목사

가노라 삼각산(三角山)아

다시 보자 한강수(漢江水)야

고국산천(故國山川)을 떠나고자 하랴마난

시절(時節)이 하 수상(殊常)하니

올동 말동 하여라

 

조선의 예조판서 김상헌. 병자호란 직후 청나라 심양으로 끌려가며 지은 시로 전해지는 시로, 혼란을 넘어 상실과 좌절, 여기에서 오는 고통을 엿볼 수 있다.

영화 ‘남한산성’은 이때의 상황을 짐작케 한다.

공격해오는 청의 대군에 대항해 끝까지 싸우자고 주장한 예조판서 김상헌,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조판서 최명길.

아직도 이들 중 누가 ‘충신’이며 ‘민족 반역자’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어렵다. 그만큼 명분과 실리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는 시대적 상황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636년의 병자호란, 그리고 2019년의 오늘의 대한민국.

383년의 시공간 차이가 존재하지만, 무언가 묘하게 닮아있다.

눈앞의 대적을 앞두고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조선의 조정, 국가의 위기 앞에 대립과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국회.

비단 이것뿐이겠는가.

어쩔 수 없다면서 부화뇌동하는 모습, 이해득실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것까지 어느 것 하나 닮지 않은 구석이 없다.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어야 할 교회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소금과 빛의 명분 또는 실리로 외치는 주의·주장들이 일견 타당해 보일 수 있다.

문제는 400여년 전의 조선의 민초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추위’와 ‘배고픔’, 그리고 ‘생존’이 더 중요했었다. 제아무리 좋은 말로 설득한다 하여도, 결국에는 민족보다도 ‘생존’의 끈을 이어가는 것을 가장 기본적으로 여겼었다.

나라와 민족의 양심을 팔아 목숨을 이어간 그들을 어찌 탓할 수 있겠는가. 그보다 거대한 적을 앞에 두고도 소모전에 가까운 다툼이 더 큰 문제일 것이다.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국가안보를 비롯해 정치, 경제, 사회 등 전 영역에서 위기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때에 정치권은 극한 대립으로 일관한다. 여기에 사회 여론은 둘로 나뉘어 옳고 그름을 주장하느라 에너지를 소모하기 바쁘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겠는가.

‘하나 됨’이다.

일부 교회와 교회지도자가 앞장서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매우 경계해야 할 일이다. 특히 주의·주장이 지나쳐 신성모독에 가까운 발언들을 여과 없이 행하는 것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이해되거나 납득될 수 없는 성질의 것임을 주지해야 한다.

우리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한 몸이다.

또한 우리는 한 소망 안에서 부르심을 받았다.

한 몸으로 살아가야 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 많은 하나님의 자녀들.

그들과 하나됨으로 화해와 상생의 길을 열어가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이러할 때에 “말씀으로 새로워지는 교회”를 향한 우리 교단의 큰 목표를 향해 한 걸음 내딛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오직 바른 교훈에 합당한 것을 말해야 한다(딛2:1).

또한 오직 정의를 물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같이 흐르게 할(암5:24)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가 모든 행실에 거룩한 자가(벧전1:15) 되어갈 때에, 시절이 하 수상할수록 복음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이제 불안감이나 두려움을 극복해야 할 때다.

시절이 하 수상하다 하여, 불안을 잠재한 행동과 말은 자칫 복음의 길을 가리거나 왜곡되게 전달할 위험이 있다.

복음은 복음 그 자체로 큰 힘이 있다. 우리 성총회의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일본의 압제로 식민지의 삶을 살아야 했던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위기는 항상 존재해왔다. 그때마다 선배 신앙인들은 항상 ‘복음’ 앞에 모든 문제를 내려 놓았다. 그리고 언제나 극복을 넘어 믿음의 승리를 보여주었다.

이제 다시 복음으로 이겨내는 모습을 통해 위대한 믿음의 유산으로 후대에 계승하는 오늘의 우리가 되어야 할 때다.

 

덧붙이는 글 | 개신교 지면 매체 <평신도신문사>에 중복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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