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韓 국회 연설서 러 전쟁범죄 언급하며 '우크라 지원'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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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韓 국회 연설서 러 전쟁범죄 언급하며 '우크라 지원'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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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4.1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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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화상연설을 하고있다. 2022.4.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 오후 5시 대한민국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자행한 전쟁 범죄를 언급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과 대러 제재를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마리우폴의 상황을 예로 들면서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리우폴뿐만 아니라 러시아군이 미사일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우크라이나의 피해 상황을 담은 1~2분 가량의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충분한 군사 장비가 있으며,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해야만 전쟁을 멈출 수 있다고 역설했다.

◇젤렌스키, 러軍 민간인 공격 언급…"마리우폴 상황 최악"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가 침공을 위해 10년동안 석유와 가스를 수출해 군비를 축적해왔으며, 우크라이나에 수많은 미사일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국민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되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그는 "러시아에서 군입대는 유일하게 사회적 사다리를 올라갈 수 있는 기회"라며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에서 각종 물품을 훔쳐 우편으로 보낸 사실을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 2일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약탈한 물건을 우체국에서 보내는 CCTV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점령지에서 자행하는 전쟁 범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젤렌스키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족운동가나 역사와 언어를 가르치는 선생님 등을 최우선적으로 잡아들여 우크라이나 민족과 언어, 문화 등을 말살하려 하고 있으며, 이것은 러시아 지도부에서 내려진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피해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 집계로는 교육 기관 900곳 이상이 파괴됐다"라며 "병원 등 민간인 시설 파괴도 러시아군의 전략"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미사일이 닿을 수 있는 모든 도시를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마리우폴의 상황이 "최악"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을 초토화하고 파괴했다"며 "마리우폴 시민 최소 몇만명이 사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남부에 위치한 항구도시인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도시로, 개전 이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아왔다.

지난 6일 바딤 보이셴코 마리우폴 시장은 마리우폴에서 민간인 약 5000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마리우폴의 기반시설의 약 90%가 파괴됐으며, 이 중 최소 40%는 더 이상 복구 할 수 없는 상태로 전해진다.

아울러 지난달 17일 러시아군이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한 민간인이 대피하고 있던 마리우폴의 한 극장 건물을 폭격하기도 했다. 당국은 이 공격으로 약 300명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 집착하는 이유는 먼저 크림반도를 육지와 연결시키기 위해서다. 이렇게 된다면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는 고립된 섬이라는 처지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아조우(아조프)해 연안의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된다면 러시아군은 이를 발판 삼아 남아 있는 흑해 해안 지역도 쉽게 통제할 수 있다.

마리우폴 뿐만 아니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간 지역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달 초 부차를 비롯한 키이우 인근 지역에서 민간인 학살 정황이 드러나 국제 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또한 지난 8일에는 러시아군이 미사일로 피란민 기차가 운영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을 공격해 민간인 50명이 숨지는 비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 대러 제재 불충분"…국제 사회, 추가 대러 제재·우크라 지원안 고심 중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러한 참사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한국이 지난 1950년 한국 전쟁에서 국제사회로부터 지지를 받은 것과 같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아직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공격을 멈추고 있지 않으며, "국제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하고 러시아 경제를 지지하지 않으면 러시아는 전 세계와 타협점을 찾으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한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며 아직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가지 탱크, 배, 러시아군의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군사 장비가 한국에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무기를 받게 되면 국민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고, 우크라이나를 살릴 수 있는 기회"라고 도움을 촉구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 당시 민간인 학살을 지휘한 의혹을 받고 있는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를 새 야전 사령관으로 임명해 앞으로 민간인 대상 전쟁범죄와 공세가 강화될 수 있다. 이러한 우려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제 사회에 추가적인 지원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특히 국제사회는 키이우 인근에서 벌어진 러시아군의 전쟁범죄에 새로운 제재안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안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지난주 미 백악관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약 17억달러(약 2조1000억원) 규모의 군사지원을 해왔다고 밝혔다. 미국 내에서는 우크라이나에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는 여론이 우세하다. 지난 10일 미국 CBS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 8일 미국은 러시아·벨라루스와 정상적 무역 관계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겠다고도 밝혔다.

유럽연합도 마찬가지로 러시아 제재를 강화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다만 유럽연합 회원국 사이에서도 원유 수입 금지 찬반이 엇갈리기도 했다. 특히 독일은 가스와 석유, 석탄 등 러시아산 의존도가 높아 자국 산업에 끼칠 영향을 고려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올라프 숄츠 총리는 지난 9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회담에서 독일이 에너지 수입 다각화와 대체 에너지 등을 마련하는 데 힘쓰겠다고 발언한 바 있어 아직 가능성이 완전히 닫히진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 9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경제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영국 총리실은 우크라이나 동부에 러시아군의 대대적 공세가 예상돼 장갑차 120대와 대함 미사일 등을 우크라이나에 추가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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