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증폭으로 더 크고 강한 세기의 빛으로"…'광사태 나노입자'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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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증폭으로 더 크고 강한 세기의 빛으로"…'광사태 나노입자'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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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1.1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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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덕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14일 세종시 어진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실에서 '광사태 나노입자 세계 최초 발견'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1.1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나노 물질에 작은 빛 에너지를 쏘아주면 물질 내 빛의 연쇄증폭반응이 일어나 더 큰 빛 에너지를 대량 방출하는 '광사태 현상'(Photon Avalanche)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발견됐다.

과학계는 이 '광사태 나노입자'가 Δ바이러스 진단 등 바이오·의료 분야 Δ자율주행자동차 등 첨단 사물인터넷(IoT) 분야 Δ태양전지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를 비롯한 미래 기술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14일 한국화학연구원은 서영덕·남상환 화학연 박사 연구팀이 미국·폴란드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툴륨'(Tm)이라는 원소를 특정한 원자격자 구조를 가진 나노입자로 합성하면 작은 에너지의 빛을 약한 세기로 쪼여도 빛이 물질 내부에서 연쇄적으로 증폭반응을 일으켜 더 큰 에너지의 빛을 강한 세기로 방출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광학적 연쇄증폭반응을 일으키는 나노입자가 마치 빛이 눈사태를 일으키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광사태 나노입자(Avalanching Nano Particle, ANP)라는 이름을 새롭게 붙였다.

일반적으로 나노 물질은 빛 에너지를 흡수하면 일부는 열 에너지로 소모하고 나머지를 처음 흡수한 빛보다 작은 에너지의 빛으로 방출한다. 하향변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다만 대부분의 물질에서 이렇게 하향변환이 일어나는 것과 달리 일부 원소의 나노물질에서는 상황변환이 일어난다. 즉 작은 에너지의 빛을 흡수해 더 큰 에너지의 빛을 방출하는 것이다.

이 상환변환 나노 물질(UpConversion Nano Particle, UCNP)을 이용하면 광원으로 작은 에너지의 적외선을 사용할 수 있어 측정하고자 하는 시료를 제외한 이물질에 빛이 잘 도달하지 않아 노이즈가 적어진다. 또 작은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시료에 손상을 주지 않는다.

이같은 장점 때문에 상향변환 물질은 차세대 바이오·의료 기술과 IoT 기술, 신재생 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돼 왔다.

그러나 상향변환 나노 물질은 광변환 효율이 1% 이하로 매우 낮아 현재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진이 이번에 바로 이 지점을 해결한 것이다. 특별한 상향변환 나노 물질인 광사태 나노입자를 처음으로 발견한 것.

연구팀이 발견한 광사태 나노입자는 광변환 효율을 기존 상향변환 나노 물질에 비해 40%까지 높일 수 있다.

 

'광사태 나노입자'에 대한 네이처지 표지논문.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2021.1.14/뉴스1


이날 세종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브리핑실에서 연구 성과를 설명한 서영덕 박사는 "예를 들어 성장촉진제 주사를 놓아주는 마술상자가 있고 키가 1m밖에 안 되는 어린이들 100명이 이곳에 들어가면 2m 이상의 최장신이 된다고 했을 때, 기존 상향변환 나노입자는 100명이 들어간다면 장신의 어린이가 1명 나올까 말까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광사태 나노입자는 40명 이상이 장신이 돼 나올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박사는 "즉 기존의 상향변환의 광변환 효율을 40배 이상 폭으로 증강한, 소위 말해 '거대 비선형 현상'을 발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광사태 나노입자에 레이저 포인터 수준의 약한 세기의 빛만 쪼여줘도 매우 강한 세기의 빛을 방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새로운 현상의 발견을 통해 빛으로 보기 힘든 매우 작은 25나노미터(nm) 크기의 물질을 높은 해상도로 관측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연구팀은 향후 화학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팀과 함께 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응용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광사태 나노입자는 기존 전지가 흡수·활용할 수 있는 빛의 영역보다 더 긴 파장의 빛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전지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서 박사는 "광사태 나노입자처럼 긴 파장의 빛을 받아들여 짧은 파장으로 바꿔주는, 즉 작은 에너지의 빛을 받아들여서 큰 에너지의 빛으로 변환시키는 소재를 사용하게 되면 자율주행자동차에 쓰이는 라이다(LIDAR·레이저를 이용한 거리 측정 기술)의 검출을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라이다 검출기는 굉장히 비싸고 구하기 쉽지 않은 인듐갈륨비소(InGaAs) 화합물 반도체를 쓰는데 광사태 나노입자 활용 시 보다 저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광사태 나노입자를 활용해 Δ임신진단키트 형태의 바이러스 진단 키트 등 체외진단용 바이오메디컬 기술 Δ레이저 수술 장비 및 내시경 등 광센서 응용기술 Δ항암 치료와 피부 미용 등에 쓰이는 체내 삽입용 마이크로 레이저 기술 등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레이저 포인터보다 더 약한 세기의 LED 빛으로도 광사태 현상을 일으키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광사태 나노입자로부터의 거대 비선형 광학 반응'이라는 제목으로 14일자(영국시간) 네이처지(I.F.=42.8) 표지논문에 선정됐다.

후속 연구와 관련해 이번 표지논문의 공동교신저자인 서 박사와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제임스 셕(P.James Schuck) 교수는 최근 세계적 권위의 고든콘퍼런스에서 상향변환 나노입자 분야의 콘퍼런스를 처음으로 공동창립했다.

이들은 올해 6월 하순에 미국에서 첫 콘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는 빛을 활용하는 모든 산업과 기술에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어 향후 미래 신기술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의료분야를 비롯해 자율주행자동차, 인공위성 등 첨단 IoT 분야, 빛을 활용한 광유전학 연구나 광소재 등의 포토스위칭 기술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후속 연구를 통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의 화학연 강소형 연구과제, 한국연구재단 글로벌연구실(GRL) 지원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기술혁신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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